기사 메일전송
최근 2년간 서울에서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전세의 월세화(化) 현상
  • 윤만형
  • 등록 2017-03-15 10:11:09

기사수정
  • 월세로 전환 계약한 세입자, 약 53%의 주거 비용을 더 지출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던 A(46)씨는 최근 임대 계약을 갱신하면서 집주인으로부터 반(半) 전세를 요구받았다. 기존 전세 보증금 7억원 외에 앞으로는 월세도 50만원씩 내라는 것. A씨는 “은행 예금으로 이자를 월 50만원씩 받으려면 4억원을 맡겨야 하는데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딸이 올해 고3이 돼 이사가 부담스러운 데다 근처 다른 아파트도 대부분 월세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서울에서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전세의 월세화(化)’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기존 전세에서 월세로 재계약한 세입자는 단순히 전세금을 올려주는 경우에 비해 임대료를 사실상 53% 정도 더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북 일부 지역에서는 이 추가 부담이 70% 안팎까지 치솟았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이 최근 2년간 서울 시내에서 전세 아파트가 월세 또는 반 전세로 전환한 2만4637채를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다.


월세화는 일반적으로 교육 여건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강남구가 3106채로 가장 많았고, 2위는 송파구(2654채), 3위는 서초구(1856채)였다. 이어 노원구(1710채), 강동구(1383채), 양천구(1379채) 순(順)이었다.


2017년도 일반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배출 순위 상위 5구(강남·서초·노원·송파·양천 순)가 월세화 순위에서도 모두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교육 수요가 몰리면서 집 주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약 과정에서 전세에서 월세로 바뀐 주택의 비중은 전국적으로 2013년 8%, 2014년 9.4%였지만, 2015년 들어 13.1%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3.6%로 늘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해 재계약한 기존 전세집 중 18%가 월세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입장에서 월세 전환은 전세금을 올려주는 것에 비해 얼마나 손해일까. 부동산연구원이 지난 2년간의 누적 예금 금리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 지난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 계약한 세입자는 단순히 전세금을 올려줬을 때보다 약 53%의 주거 비용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전세 시세가 7억원 정도였던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14일 기준 반 전세 시세는 전세금 7억원에 월세 50만원 안팎이다. 1월 예금 금리가 1.5%인 상황에서 세입자가 매달 50만원씩의 이자를 받으려면 은행에 4억원을 맡겨야 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11억원짜리 전세에 사는 셈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전세 시세(약 8억3000만원)보다 2억7000만원 비싸다.


세입자 입장에서 서울시내 25개구(區) 중 월세 전환 조건이 가장 나쁜 곳은 노원구였다. 노원구의 월세 전환 세입자는 전세 시세 대비 평균 71%를 더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최근 2년 새 전세금은 1억7000만원이 뛰었지만, 이를 월세로 받는 집은 60만원씩을 받아간다. 이만큼을 이자로 받으려면 4억8000만원을 예금해야 한다. 노원구에 이어 금천구(68%), 중구(68%), 도봉구(67%), 종로구(63%)의 전세 대비 월세 임차 비용 차이가 컸다.


이준용 부동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이 더 나쁜 조건에 월세로 내몰리는 셈”이라며 “정부는 이 지역들에서 소형 주택을 전세로 내놓는 집주인에게 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현장, 비계 발판 붕괴… 근로자 다수 부상 [뉴스21일간=김태인 ]2025년 11월 19일 오후 5시경,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들의 휴게를 위한 컨테이너 사이에 설치된 2m 높이의 비계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이 사고로 총 7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습니다.사고가 발생한 샤힌 프로젝트...
  2. 제1회 태욱가요제 11월 23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태욱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 11월23일(일)오후3시30분, 부산 남구 용소로 78에 위치한 부산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태욱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장락, 정유나, 유명민, 홍다영 등 다수의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며, 진성경아, 안진용, 김미경, 박윤창, 아랑고고장구 부산진구팀 등 다양한 장르...
  3. 통일 미래세대의 비전을 키우다: 우정초등학교, '평화통일 퀴즈대회' 성황리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 울산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2025년 11월 14일(금) 오전 10시, 울산 우정초등학교 승죽관에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퀴즈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미래 통일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통일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 회장과 이학박사 박성배...
  4. 제63주년 소방의 날 기념,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 소방청장상 수상 일산새마을금고[뉴스21일간=임정훈]2025년 11월 14일 (금) 울산동부소방서에서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여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님이 소방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 소방청장상 ]을 수상하였습니다.이날 표창 전달은 울산동부소방서 우충길서장님이 대리 집행하였습니다.일산새마을금고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
  5. 동구,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11.19~11.23)을 기념해,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방어동 화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홍보 캠페인을 했다.    이날 캠페인은 동구아동위원협의회, 울산동부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동구 아동보호팀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으로, 20여...
  6.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 번덕경로당 어르신 식사 대접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회장 김행자) 회원들은 11월 14일 오전 12시, 번덕경로당을 방문하여 관내 독거 어르신 40여 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점심 식사와 간식을 대접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는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뿐 아니...
  7. 남목 도시재생 축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성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미포1길 일원에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미포1길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250m 구간의 미포1길 일대를 차량 통제해 주민들이 자유...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