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이후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던 경교장이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8일 경기 파주시의 '용미리 혜음원지'와 서울 종로구 '경교장'을 사적 제464호와 제465호로 각각 지정했다. 경교장은 1938년에 건립될 당시 죽첨장으로 불렸으나 광복 이후 김구 선생의 거처로 사용되면서 근처의 개울이름을 따서 경교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자유중국대사관 관저, 국군의료진 주둔지, 월남대사관 관저 등으로 사용됐으며, 1968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인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교장은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양관으로 전면 분할의 비례가 아름답고 1층의 출창과 2층의 들임 아치창을 이용한 단아한 외관이 일품이며, 우리나라 근대 건축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김세연이 설계하여 1930년대 건축술을 잘 보여주고 있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파주 용미리 혜음원지는 '동문선(東文選)'에서 남경과 개성간을 통행하는 국립숙박시설로 고려 예종 17년(1122)에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 및 조선시대에 중요한 교통로로 이용되었던 혜음령이라는 명칭의 유래에서 그 위치가 추정되어 오다가 1999년 주민의 제보로 '惠蔭院'이라고 새겨진 암막새가 발견돼 2004년까지 발굴조사를 했다. 현재까지의 발굴조사 결과, 동서 약 104m, 남북 약 106m에 걸쳐 9개의 단(段)으로 이루어진 경사지에 27개의 건물지를 비롯하여 연못지, 배수로 등의 유구와 금동여래상, 기와류, 자기류, 토기류 등의 많은 유물이 확인됐다. 혜음원지는 문헌과 유구, 유물을 통해 원(院)의 구조와 형태, 운영실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왕실, 귀족, 평민 등 각 계층의 생활양식을 전해주는 유적으로서 고려 전기 건축 및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