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호찌민 주석 탄신 135주년·한–베 수교 33주년 기념 특별전
한국과 베트남의 우정이 ‘빛’이라는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된다. 호찌민 주석 탄신 135주년과 한–베 수교 33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빛으로 잇는 우정, 북두칠성 아래의 두 나라 이야기’가 오는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국회의원회관 3층 로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한–베의원친선협회와 주한 베트남 대사관이 공동 주최하고, 한...
[특별취재] 남원중 3학년 학생 80명 등 95명 참여… ‘제주의 아픈 역사’ 현장서 배우다
[특별취재] 남원중 3학년 학생 80명 등 95명 참여… ‘제주의 아픈 역사’ 현장서 배우다 사단법인 서귀포룸비니청소년선도봉사자회(대표 박은교)가 24일 남원중학교 3학년 학생 80명과 교사7명, 봉사자회원 8명 등 95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의 아픈 역사 바로알기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제강점기와 제주4·3의 비극이 고...

정지웅(77) 서울대 명예교수는 스스로 “시각 장애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시력이 나쁘다. 선천적으로 약시가 심해 학창시절에는 칠판 글씨도, 책도 읽지 못할 정도였다. 아주 크게 쓴 글씨만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의 목소리만 듣고, 내용을 머릿속에 새기며 공부를 했다.
정 명예교수는 “눈이 나빠 글씨를 잘 보지 못한다.”면서 “그래서 비문해자(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문해(文解) 교육에 더욱 관심을 두고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26일 세계평생교육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정 명예교수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인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부끄럽고 쑥스러운 마음뿐”이라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 한국 평생교육 1세대
정 명예교수는 ‘한국 평생교육의 1세대’로 불린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로 40년을 봉직하면서 농촌 사회를 발전시키고, 농촌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교육, 문해교육에 힘을 쏟았다.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교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국립 필리핀대학교(로스바뇨스)에서 ‘지역사회개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과정 중 가장 관심을 기울였던 분야는 농촌발전, 농촌 성인교육이었다. 그가 농촌에 관심을 쏟게 된 계기는 ‘6.25’였다.
“6.25 전쟁 통에 농촌(충북 음성)으로 피난을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어렵게 살고 있었어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요. 어린 눈에도 큰 충격이었죠. 그때부터 ‘농촌 발전’을 고민했고, 해결책은 ‘교육’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 농촌 발전의 해법은 사회교육
정 명예교수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농촌사회연구회’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농촌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교육’(학교 정규교육을 제외한 모든 교육활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석사 논문을 쓰기도 했다. 사범대학 출신이었지만 농업생명과학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을 택했다.
그는 “농촌에 사는 분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품고 있었다.”면서, “사회교육을 확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사회교육에 더욱 관심을 쏟게 됐다.”고 말했다.
정 명예교수는 ‘유네스코 세계 문해의 해’(1990년)를 앞두고 1988년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비문해율 연구’를 했다. 전국 30개 농촌 마을 여성들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5세 이상 농촌 여성의 52%가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몰랐다. 그 연구는 문해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됐다. 1989년 만들어진 한국문해교육협회에서 부회장을 맡았고, 2013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 아직도 비문해자 많아
정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비문해자가 많이 있다”면서 “글을 모르고 살다가 한글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쓴 시를 보면 가슴이 아릴 정도로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비문해자들 교육에 나섰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평생교육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평생 교육 체계는 전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도 빠른 발전 속도만큼 내실을 갖추지 못하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 명예교수는 “이제 평생교육은 ‘인성 교육’에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엄마 뱃속에서 시작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받은 교육”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요즘 ‘어떻게 하면 즐겁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그는 “여생 동안 ‘건강’에 대해 공부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정 명예교수는 한국교육학회 사회교육연구회(현 한국평생교육학회, 1966년 창립)·한국 농민교육협의회(1975년)·한국문해교육협회(1989년)·한국여성사회교육협의회 창립(1989년)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한국농업교육학회 회장(1986~1988), 한국교육학회 사회교육연구회 회장(1988~1990), 한국사회교육협회 회장(1994~1996), 한국농촌계획학회 회장(1998~1999), 한국지역사회개발학회 회장(1998~2000)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