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첫 검찰인사를 단행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결국 유임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되는 등 소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라인들이 자리를 지켰다.
검찰 내부에서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검 부장들이 유임됐다는 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고립 기조가 이어진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4명의 전보 인사를 9일자로 단행했다.
고검장 검사장 승진 인사는 없었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 서로 자리를 바꾸게 됐다. 윤 총장을 보좌할 대검 기획조정부장에는 조종태 춘천지검장이 보임됐다. 춘천지검장은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이 맡는다.
이번 인사로 자리를 옮기는 검사장은 이들 4명뿐이다. 이성윤 지검장은 물론, 대검 참모진 중 윤 총장과 불편한 관계인 이종근 형사부장과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신성식 반부패ㆍ강력부장은 현 보직을 유지한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사실상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현 정권이 좋아하는 ‘청와대 사람’이 중용된다는 걸 보여준 돌려막기식 인사”라고 평했다.
대검에서도 이번 인사에서도 총장과 법무부 장관 간에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반발이 나왔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이 지난 5일 2차 회동을 한 지 이틀 만에 인사가 발표된 탓에 윤 총장은 구체적 인사안을 미리 알 수 없었으며, 의견 역시 거의 수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장관이 총장을 두 차례에 걸쳐 만나 의견을 듣고 취지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인사에 앞서 총장에게도 내용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 협의 과정이 외부로 새어나오며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점을 감안, 조직 안정 차원에서 최대한 빨리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