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蘋果日報)가 24일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26년 역사를 뒤로했다. 지지자들은 마지막 신문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섰다.
빈과일보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빈과일보의 홈페이지는 오늘 자정부터 업데이트가 중단된다"며 "지난 26년 동안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독자와 구독자, 광고주, 홍콩 시민들에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고 공지했다.
마지막 신문 1면에는 스마트폰 조명등으로 정관오에 있는 빈과일보 사옥 전경을 비추는 한 지지자의 손과 함께 '빗속에서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 '우리는 빈과일보를 지지한다'는 글자가 새겨졌다.
총 20면으로 발행된 마지막 신문은 9면까지 빈과일보에 대한 최근 당국의 단속과 독자들이 전하는 아쉬움으로 채워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 다른 홍콩 매체들도 이날 1~3면을 통해 빈과일보의 폐간 소식을 전했다.
빈과일보 한 기자는 SCMP에 "독자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기사를 쓰면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는 "우리의 폐간으로 구속된 동료들이 풀려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밝혔다.
사옥 밖에는 폐간 소식을 듣고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힘내라 빈과일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2019년 반정부 시위 때 등장한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외치기도 했다.
마지막 신문 발간에 앞서 전날 밤 11시59분 빈과일보의 홈페이지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홍콩 거리의 신문 가판대에는 전날 자정께부터 수백명의 독자들이 모여들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몽콕 등지에서는 가판대 앞에 수십 m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이날 0시 55분께 초판이 도착하자 독자들은 2~10부씩 신문을 사갔다.
앞서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지난 17일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자산을 동결했으며, 편집국장 등을 체포해 기소했다.
또 전날에는 빈과일보 수석 논설위원을 체포했다.
경찰은 2019년부터 빈과일보에 실린 30여건의 글이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 결탁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거센 압박에 빈과일보는 결국 전날 폐간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