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에 이어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삼성)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일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앞두고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출전하지 않았던 손흥민이 소속팀에 복귀한 뒤 지난 11일 열린 울버햄튼과 리그 4라운드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토트넘의 누누 산투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아직 팀 훈련에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한동안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9월 A매치 소집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황의조 역시 월드컵 예선 출전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12일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랑스와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후반 19분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이미 전조가 있었다. 황의조는 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는데, 벤투 감독은 “45분 이상 출전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7월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에 이어 9월 A매치까지, 유럽의 소속팀과 한국의 대표팀을 오가며 혹사한 몸은 결국 버티지 못한 것이다. 보르도는 황의조의 공백 속에 2-3으로 패배, 19위에서 꼴찌(2무3패)로 추락했다.
황의조에 앞서 권창훈도 종아리 근육 파열로 4주 진단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은 11일 “권창훈이 레바논전을 마친 뒤 통증을 호소해 다음날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원은 권창훈이 이달 27일에야 팀 훈련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 3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출전이 불분명해지자 벤투 감독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벤투 감독은 지난 3년 간 이렇다할 플랜B 없이 주전 선수들만 혹사시키는 전술 운용이 이렇게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당장 10월 중요한 A매치 일정을 앞둔 대표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1승1무로 A조 2위에 오른 벤투호는 10월7일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0월12일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이란 원정을 치러야 한다.
손흥민과 황의조, 김민재,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선수들이 소집된다면 국내로 날아왔다가 바로 이란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견뎌야 한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벤투호 최악의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