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인공지능(AI) 규제를 위한 전문기구 설립과 국제규약 수립 구상을 밝혔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위 정보와 증오의 확산, AI 발전에 따른 위협이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구상을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정립된 과학적 사실을 저해하는 허위 정보를 대규모로 퍼뜨리는 능력 때문에 인류가 존망의 위협을 받는다"며 새로운 국제 기구의 모델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언급했다.
IAEA는 인류 존립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원자력 사용을 규제할 권한을 지닌 유엔 산하 기구다.
다만 유엔 기구의 창립 주체는 유엔 사무국이 아닌 회원국들이라며 국제사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디지털 플랫폼과 AI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 행동규약' 제정 추진 계획도 제시됐다.
구테흐스 총장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정보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엔 행동규약이 내년 미래정상회의를 앞두고 개발되고 있다"며 어떤 목적이든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의 이용, 지지, 확대를 자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허위 정보, 정보 왜곡, 혐오 발언에 대응할 때 적법한 발언을 차단하거나 매체 자체를 폐쇄하지 말고 언론인과 독립적인 매체를 확실히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디지털 플랫폼을 통제하는 기업들에는 허위 정보와 증오 발언에 대한 대처방식, 알고리즘, 광고 영업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규제시 언어와 국가에 따라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이 AI 기술의 발전에 대처하기 위해 창설될 조직과 운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기구 등이 수십 년 동안 과학과 전문지식을 지닌 인력에 투자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이 같은 목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UN은 과학자 고문을 임명하고 올해 9월에 AI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계획을 구체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