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월명공원에 꽃사슴과 토끼를 방사하려 하자 시민·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군산시는 지난 3일 “시민들의 휴식처인 월명공원을 자연의 정취가 넘치는 자연공원으로 가꾸기 위해 2400만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월명호수와 산책로 사이 6만6000㎡(2만평)에 울타리를 치고 꽃사슴 15마리와 토끼 50쌍을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산경실련과 참여자치시민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군산시내 7개 시민·환경단체들은 “꽃사슴과 토끼 방사는 생태계 훼손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즉각적인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는 또 “월명공원은 맑은 호수와 숲이 잘 보존되어 도심공원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 생태학적으로 건강한 공원”이라며 “군산시는 이같은 월명공원의 자연환경적 가치보다는 볼거리만을 제공하려는 전시행정을 펼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꽃사슴은 식욕이 왕성해 방사지역 야생식물 대부분이 고사할 우려가 높고 꽃사슴과 토끼 무리의 이동과 배설 등으로 토양과 수질 오염을 일으켜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꽃사슴과 토끼 방사계획을 철회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방침이며 시에서 이 계획을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의 한 관계자는 “월명공원 주변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꽃사슴과 토끼를 방사할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시민여론을 더 수렴해서 추진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월명호수를 포함해 230만여㎡(70여만평)에 이르는 월명공원은 평일에도 시민 수천명이 즐겨 찾는 도심 자연공원으로 1998년에 실시한 생태조사에 따르면 희귀식물인 ‘청사조’를 비롯해 20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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