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전남 나주에서 일어난 몽골 여성 살해 사건을 계기로 몽골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몽골의 모든 언론메체를 통하여 사건의 진상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몽골인들이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시위를 한 것까지 상세하게 보도되어 모든 몽골 국민들은 이 사건을 불미스럽고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란바타르 시내 중심 자유 광장 주변과 텡기스 극장 주변에서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인터뷰에 응한 모든 사람들이 이 사건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이 사건은 한국과 몽골과의 공식적인 외교관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몽골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감정에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이와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몽골 정부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앞으로 몽골 여성들이 한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몽골 여성 사롤(24세)씨는 “이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한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몽골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정식으로 한국 정부에 항의하여야 하며,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 하며, 또한 몽골 정부는 외국인과 결혼하여 외국에 살고 있는 몽골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금년들어 몽골의 주요 언론들은 몽골 여성들의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 ‘인신 매매, 여성 수출’ 등으로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몽골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몽골 여성들이 년간 1천 명 정도가 외국인과 결혼을 하고 약 60% 정도가 결혼 중매업소를 통하여 결혼을 하며, 외국인과 결혼하는 몽골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18-25세인데 반하여 외국인 배우자의 나이는 35-60세에 이른다고 한다. 그 중 70%가 한국인과 결혼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언론은 한국의 조사 자료를 인용하여 한국인들이 외국인과 결혼하기 위하여 평균 3백만원에서 1천 2백만원의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전하고, 몽골인들은 자신의 나이에 두 배에 해당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정상적인 결혼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몽골 여성들이 한국에 가서 남편과 의견대립이나 갈등이 생길 때 한국인은 “내가 많은 돈을 들여서 당신을 데려왔으니 내 집에서 나가려고 하면 당신과 결혼하기 위하여 내가 지불한 돈을 내고 가라”고 서슴치 않고 협박하면서 말한다고 이 언론은 보도하였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30대 중반의 D씨는 "7년 전 시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40대 초반의 한국남자와 결혼했었고, 전남의 한 시골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남편은 생활 형편이 어려워 결혼을 하지 못하였지만 결혼 이후 남편과의 의견 차이 뿐만 아니라 농사 일을 잘 못한다고 시어머니가 구박을 하며, 남편과 자신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했었다"며, "2년 동안 딸을 하나 놓고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참고 노력했지만 시어머니의 구박은 점점 심해만 가고, 남편은 무기력하게 쳐다보고만 있어 참다못해 몽골로 돌아가겠다고 하니까 시어머니는 너를 데려올 때 8백만원이 들었으니 그 돈을 내놓으라고 야단을 쳤다"라고 아픈 기억을 소개하며 울분을 삼켰다.
결국 이 몽골 며느리는 밤에 몰래 도망쳐 몽골로 돌아와서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한국의 남편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몇 번 전화를 했지만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하였다.
몽골인들은 한국을 무지개 나라 사람들이라는 뜻의 “솔롱고스”라고 부르며 민족과 뿌리가 같은 민족으로 우호적이고 친근하게 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들이 점점 나쁘게 바뀌어가고 있다.
이날 만난 몇몇 사람들은 몽골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중국인 다음으로 한국인이라고 드러내놓고 한국인에 대한 나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한.몽 수교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의 내실을 다져가고 우호적인 협력을 한층 확대시켜 가고 있는 시기에 한국 정부로서는 몽골인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앞으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방지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공동취재=이대학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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