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나폴리타노 대통령을 만나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이탈리아 대통령궁은 프로디 총리가 외교 정책 관련 상원 표결에서 2표 차이로 패배한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프로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좌파연합은 아프간 주둔 이탈리아 병력 유지와 비첸차 미군 기지 확장안에 반기를 들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프로디 총리의 사퇴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22일 정치 지도자들과 논의한 후 선거를 실시할 것인지, 신임 총리나 프로디 총리에게 위임권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프로디 총리는 9개월 전 실시된 총선에서 2만여표 차이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총리를 누르고 총리로 선출됐다. 그의 정부는 하원에서는 의석수가 야당측보다 훨씬 많지만 상원에서는 야당과 별 차이가 없다. 의원들이 가장 큰 의견차를 보인 문제는 이라크전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대다수 이탈리아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다. 반면 프로디 총리는 2006년 말까지 3000여명의 이라크 주둔 이탈리아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었다.그러나 지난해 프로디 총리를 지지한 좌파세력 중 수천명은 프로디 총리가 미군 173 공수여단의 비첸차 기지 확장을 승인하자 지난 17일 이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프로디 총리를 곤경에 빠뜨린 또다른 문제는 CIA가 불법적으로 테러 용의자들을 제3국으로 보내 고문한 사건에 대한 첫 형사 재판이다. 검찰측은 5명의 이탈리아 정보 관리가 미국측과 공조해 2003년 2월 17일 테러 용의자를 밀라노에서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테러 용의자는 차량으로 베니스 근처 아비아노 공군 기지로 이송된 후 항공기로 독일 람스테인 공군 기지로 이송됐고 그 후 이집트에서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납치공작은 이탈리아의 대테러 노력을 훼손하는 주권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탈리아 정부에 미국 관리들을 미국으로 송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검찰의 주장을 듣지 않았고 프로디 정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가 지금 실시된다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는 최소 3개월 후 열릴 것이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가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정치 전문가는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정국은 혼미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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