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4800여명이 ‘4대강 살리기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조계종 소속 스님의 절반 가까이가 참여한 것으로, 특정 현안에 대해 스님들이 뜻을 모은 것으로는 한국불교 역사상 최대 규모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8일 오후 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청화 스님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수 스님 추모와 4대강 개발 중단 촉구를 위한 조계종 승려 생명평화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선언에는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해 24개 교구 스님 481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오늘 선언은 4대강 사업 중단과 사회 부패척결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뜻을 계승함과 동시에, 제대로된 타당성 조사와 검증 없이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의 4대강 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조계종 스님들의 간절한 호소”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4대강 개발 방식을 즉각 중단하고, 4대강 가운데 특정 구간 한 곳을 시범적으로 지정해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보자는 국민들의 합리적 대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생명평화선언은 지난달 29일 불교계가 4대강 중단을 촉구하는 ‘승려 3300인 시국선언’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인 퇴휴 스님은 “1987년 민주화운동 때도 800명이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촛불 이후 선언 때도 1447명이 이름을 올렸다”며 “스님들이 전례없이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불교도들이 4대강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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