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탈북자의 보물창고
  • 양길영
  • 등록 2012-11-15 14:03:00

기사수정

"초기 정착 탈북자에게는 버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나원을 갓 나와서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하는 탈북자. 배급제인 북한 사회에서 평생을 살아온 그들이 한국 체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한 탈북자는 정착도우미의 권유로 백화점에서 30만원짜리 점퍼를 샀다고 했다. 초기 정착 시절에는 집에 숟가락도 없는 그들, 비싼 점퍼보다는 생활필수품이 더 시급하다. 하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한국 사람의 시각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조언하곤 한다.

 

점퍼를 추천하는 것이 나쁜 의도는 아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옷이 필요하기에 조언하는 것을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초기정착 탈북자에게는 두꺼운 옷보다 숟가락 하나가 더 절실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답십리에 위치한 허름한 사무실, 이곳에 '탈북자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탈북난민인권연합이 위치해 있다. 30만원짜리 점퍼를 구입한 이 탈북자는 사무실을 방문하고 펑펑 울었다. 따뜻한 옷들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그들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이 가득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탈북자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진심으로 가득하다.

 

""

(탈북자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탈북난민인권연합 창고 사진)

 

한 탈북자는 이곳을 방문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지고 가도 된다"는 말에 꽉꽉 눌러 담은 50kg의 마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갔다. 집까지 바래다줄 수 없는 직원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이야기하며 "나중에 또 오겠다"는 그들, 초기정착 탈북자에게는 모든 물건이 보물인 것이다.

 

이곳에는 한국정착 탈북자 뿐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을 위한 마대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중국 내 탈북자는 대부분 허름한 행색으로 알아차릴 수 있기에 이들의 북송을 방지하기 위해 신변보호용 옷을 보내는 것이다. 탈북자가 허름한 행색으로 중국의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도록 탈북난민인권연합에서는 옷과 양말, 신발, 가방 등 거의 모든 물건을 중국 내의 쉼터로 보낸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에게도 이 물건들은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보물'이 된다.

 

""

(중국으로 보낼 옷 정리를 하고 있다)

 

""

(탈북자들의 시린 발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기증받은 털 신발)

 

중국에 있는 탈북자에게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에게도 보물을 선물하기란 생각보다 쉽다. 더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보물을 선물 받을 수 있기를. 그리고 보물처럼 반짝반짝한 새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뉴포커스-

문의: 탈북난민인권연합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961-9 우성빌딩 312호

02)2212-1995 / 070-8270-8443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2.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3.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4.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5.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6.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7. 울산교육연수원, 청렴하고 신뢰받는 조직문화 조성 [뉴스21일간=이준수 ]  울산교육연수원은 9일 제17대 한현숙 원장 취임 이후 첫 청렴대책 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참여와 소통으로 청렴한 울산교육’을 실현하고자 구성된 이번 추진단은 한현숙 원장을 단장으로 각 부서장과 팀장들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 청렴 추진 과제 점검, 소통의 직장문화 조...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