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눈물이 나’,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으로 많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었던 이애경 작가가 신작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로 돌아왔다.
전작들에서 ‘눈물’이라는 단어로 서른 즈음에 겪는 불안과 심리를 감각적이고 솔직하게 그려냈다면, 이번 책은 ‘떠남’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일상에 지치고 삶이 버거워질 때면 주저 없이 여행을 떠났던 작가는 전 세계 30여 개국의 길 위에서 만나고, 보고, 겪으며 기록해둔 소중한 순간들과 단상들을 모아 다시 한 번 ‘서른 썸싱’의 그녀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무언가 결정해야 하는데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될 때, 정해진 삶의 패턴에 익숙해져 그 익숙함을 흔드는 무언가에 거부 반응이 일어날 때, 통장에 적힌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체크하며 나도 모르게 안주하려 할 때, 터벅터벅 힘없이 돌아오는 퇴근길이 늘어갈 때, 잘 지내냐는 물음에 “그냥 똑같지 뭐.”라고 대답하는 나를 발견할 때… 작가는 용기 내어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가져보라 말한다. 여기서 ‘떠남’은 세계 일주나 유학처럼 거창한 게 아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는 것. 자신이 속한 영역을 잠시 벗어나거나 때론 외면함으로써 답답했던 현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늘 그렇듯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멈춰야 할지, 버텨야 할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누군가는 삼십대 이후 삶은 꿈과 현실을 적당하게 타협해야 할 시기라고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놓아버리기 어렵다.
‘인생은 스스로 써내려가는 한 편의 스토리’라는 작가의 말처럼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인생을 더 흥미진진하게, 더 풍성하게 그려나갈 수 있다. 이 책을 만난 당신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순간, 주저하지 않고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