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로 여성의원 비율이 두자리 숫자를 기록할만큼 거셌던 여풍(女風)도 광주.전남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광주·전남 20개 지역구에서는 광주 동구의 안상연(36.민주노동당), 북구갑 유봉희(51.자민련), 전남 여수갑 김상아(31.한나라당), 고흥.보성 정봉자(52.무소속) 후보 등 4명의 여성이 출마했지만 결국 남성들의 ′독식′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같은 결과는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여성 당선자가 전국적으로도 9명에 불과 할만큼 지역구를 통한 여성의 국회 진출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인 데다 이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거나 유력 정당의 공천을 받은 여성후보들도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6대 총선 광주 동구에서 금녀의 벽을 허물었던 김경천 의원은 광주YWCA 사무총장을 지낸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꼽히는 인물이었던 데다 호남 맹주 민주당의 후광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 4명의 출마자 중 광주.전남에서 양강 구도를 보였던 열린우리 당이나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한 명도 없다.
광주 여성발전위원회 김경신(전남대 교수)부위원장은 "돈.조직 선거에서 기를 펼 수 없었던 여성들이 선거제도 변화 등을 통해 그나마 많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 당이 지역성 강한 곳, 당선이 확실시 되는 곳에서는 여성공천을 배제해 여성의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 비례대표처럼 지역구 공천에서도 여성 할당을 늘리는 등 과감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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