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은누리가 ‘좌수영 수군, 절영도 사냥을 나가다(저자 박하)’를 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좌수영 수군이 절영도로 사냥을 나간다고?”
“월남전에 스키 부대로 참전했다”는 말처럼 생뚱맞게 들린다. 하지만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해상 출동에서부터 절영도 상륙 후 몰이사냥까지 모든 과정이 ‘연대 전투단 훈련’처럼 합동 군사훈련의 하나였던 것!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묘사한 내용이 장편 서사시다. 노계 박인로의 선상탄(船上嘆)이 수군 병사 1인의 감상이라면 이 시는 좌수영 수군 전체가 주인공인 셈이다. 흥미진진한 이 시의 해설은 내용 가운데 한 꼭지다.
영욕 없는 역사가 어디 있겠는가? 부산의 역사 역시 그렇다. “향 싼 종이 향내 난다”는 말이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나라 역사든 향토사든 간에 진취적인 기상을 발굴하는 일, 또 그 기상을 현창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이 책은 지금도 일제강점기 역사를 두고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는 일부 위정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도 읽힌다.
부제는 ‘옛 詩 따라 다시 부산산책’이다. 바다, 강, 산이 어우러진 고장, 즉 삼포지향(三抱之鄕 부산을 무대로 한 한시(漢詩)를 해설하고, 저자가 지은 시편들도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을 ‘부산 문화의 DNA 찾기 프로젝트’라고 한다. 부산의 전통문화에 대한 기존 상식과는 전혀 결이 다르다.
저자는 건설 엔지니어이자 시인이다. 재능기부로 부산시인 편집위원과 부산초량왜관연구회 정기 간행물 ‘새띠벌의 메아리’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계간 부산시인, 새띠벌의 메아리 등에 연재한 글과, 매주 일요일 동호회 밴드에 ‘절절漢詩’란 이름으로 연재했던 글 일부를 엮은 것이다. 이들 원고 가운데 부산 편만을 골라 수정 보완했다. 공학도 출신의 눈으로 본 우리 부산 역사와 문화! 신선하기도 하고 자못 도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