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또 교황청과의 합의를 어기고 중국 내 가톨릭 주교를 일방적으로 임명했다고 타이완 중앙통신사가 오늘 보도했다.
이 매체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어제 중국 천주교 주교단의 선빈 주석을 상하이 교구 주교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교황청과 중국 간 주교 임명 관련 합의를 어긴 것으로, 교황청은 "며칠 전에야 이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고 중앙통신사는 밝혔다.
앞서 중국은 작년 11월 교황청과 협의 없이 난창시의 5개 교구를 통합해 장시(江西) 교구를 설립하고 지오반니 펑 웨이자오 주교를 이 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한 바 있다.
웨이자오 주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밀리에 위장 교구의 주교로 임명했던 인물로, 주교로 임명된 지 몇 주 뒤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교황청은 당시 장시 교구 설립과 웨이자오 주교 임명에 대해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소식"이라며 "장시 교구는 승인되지 않은 교구이며 중국의 일방적인 주교 임명은 바티칸과 중국의 대화 정신, 주교 임명 관련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에 또다시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해 교황청의 요구를 외면했다.
중국은 종교를 통제하기 위해 교황의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고, 공산당 산하 가톨릭 애국단이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해오다 2018년 교황청과 주교 임명 관련 잠정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에는 중국 당국이 선정한 주교 후보자를 교황 승인을 거쳐 서품하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6명의 중국 주교가 교황의 승인을 받아 임명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이 잇따라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면서 교황청과 맺은 협정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