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양국은 인도적 차원의 일시적 교전 중지와, 하마스 축출이라는 전쟁의 목표 달성 이후 가자지구의 거버넌스(통치)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몰아낸다는 목표에 공감하며, 그 목표를 위해 일반적 의미의 ‘휴전’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나 ‘인도적 교전중지’를 놓고는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인질 석방,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품 공급, 가자지구내 외국인 대피 등 3대 목적, 그 중에서도 주로는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인도적 교전중지를 이스라엘 측에 제안하고 있다.
미국은 처음에 ‘인도적 교전 중지’로 명명했다가 6일부터 ‘전술적 교전 중지’라는 새로운 표현을 동원해가며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이스라엘을 다시 찾은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인도적 교전중지 제안을 받은 직후 “인질석방이 포함되지 않은 일시적 휴전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공세의 고삐를 늦췄다가 하마스 축출이라는 목표도 달성하기 전에 전쟁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적 교전중지의 경우 기간과 장소, 목적을 명확히 할 경우 이스라엘이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형태로 타협점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현지 시각 지난 6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이나 구호품 전달 등을 위해 “전술적 잠깐의 중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양국의 잠재적 갈등 요소는 하마스 축출이라는 목표 달성 이후 가자지구의 ‘거버넌스(통치)’에 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방영된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이스라엘에 ‘전폭적으로 이번 전쟁을 지원할 테니 이 ’선‘은 넘지 말라’고 천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전반적 안보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해 바이든이 그은 ‘선’을 넘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지 시각 어제(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은 이스라엘을 위해 좋지 않다고 여전히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가자의 재점령을 지지하지 않으며 그건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라며 양국간에 큰 이견이 없다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커비 조정관의 1차 반응 이후 국무부의 2차 반응이 나오기까지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조율이 있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었다.
네타냐후 발언이 하마스 축출 이후 하마스를 대체할 통치기구가 들어설 때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면 바이든의 ‘점령 불가’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미래상을 둘러싸고 언제든 다시 두 정상 간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지만, 지금까지 네타냐후 총리는 ‘2국가 해법’에 대해 전적인 지지를 표하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