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 길이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천 그루 넘는 벚나무들이 하얀 터널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 길로 손꼽히는 곳이다.
[오연주/화개초등학교 교사 : "졸업한 초등학교 제자들이랑 같이 꽃구경하고 있는데요. 꽃이 팝콘처럼 만개해서 너무 아름답고 아이들이랑 같이 보니까 조금 더 신나고.."]
섬진강 줄기를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현/쌍계사 주지 스님 : "어두웠던 마음이 꽃을 봄으로 인해서 환해졌다면 목적을 이룬 게 아닌가 싶습니다. 꽃을 보고서 내 마음이 밝아졌다면 그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이죠."]
그러나 이곳의 벚꽃은 지난해보다 1주일가량 늦게 피었다.
이곳뿐이 아니다.
[속초시 홍보영상 : "죄송합니다. 하늘을 이길 수 없습니다. 벚꽃이 필 때까지 축제하겠습니다."]
대부분 지역의 벚꽃 개화가 늦어져 벚꽃 없는 벚꽃 축제를 연 곳이 속출하고 있다.
벚나무는 기온과 일조량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편이다.
벚꽃의 경우 1월부터 평균 기온이 섭씨 5.5도 이상인 날의 기온을 누적해 106도가 되면 개화조건을 충족한다.
일조 시간도 하루 12시간에서 14시간은 돼야 한다.
지난달 꽃샘추위가 잦았고 비도 자주 내려 기온과 일조량 모두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김인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서울을 예로 들면 3월 말에 적산온도가 40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개화 충족 조건을 맞추려면 66도가 더 필요한데 그 당시에는 이 기준이 만족이 못돼서 개화가 늦어졌던 것이고요."]
지난달 말 남녘에서 시작된 벚꽃 물결은 점차 북상해 이젠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