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호 군락을 품고 있는 서귀포 문섬과 범섬 일대.
형형색색 연산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일렁인다.
'바다의 꽃'이라는 연산호 군락이 마치 꽃동산을 연상케한다.
그런데, 활짝 피었어야 할 분홍바다맨드라미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큰수지맨드라미는 힘없이 축 늘어져 흐물거린다.
수심이 얕을수록 상태는 더 심각하다.
바위에 붙어있지만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녹아버린 산호들도 눈에띈다.
빛단풍돌산호는 단단한 몸체가 사라진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인근에 있는 문섬, 푸른빛 감태 군락이 회색빛 석회관갯지렁이에 뒤덮여 신음하고 있다.
바닷속 폭염으로 산호뿐 아니라 해조류에서도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여름, 제주 바다는 평균 수온이 30도를 넘나들며 두 달 이상 펄펄 끓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끓어오르는 바닷물로, 바다 생태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연산호 군락이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