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바닷길을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가 현지 시각 17일 자정 만료되는 흑해곡물협정의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흑해상에서 선박의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공동조정센터를 해체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협정을 더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협정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자국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보장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수차례 탈퇴를 위협해왔다.
서방의 금융 제재로 수출이 원활치 않으니 이걸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식량난을 볼모로 삼아 금융제재를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지난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수출길이 막히며 국제 농산물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은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고 지난해 7월 협정 체결 이후 곡물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러시아의 협정 종료 선언에 당장 국제 곡물 시장에선 밀 선물 가격이 3% 오르는 등 위기가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UN과 미국, EU 등 서방은 잔인한 조치라며 러시아의 협정 복귀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협정 종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상 곡물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선사들로부터 계속 곡물을 수송할 준비가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러시아 없이도 흑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